손자, 손녀와 함께한 마카오 홍콩 여행

아들가족과 딸의 가족이 함께한 마카오와 홍콩여행

달리는 말(이재남) 2023. 10. 17. 07:28

12. 카지노와 고급 바와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베네치안 호텔

 

24시간 개방된 카지노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거대한 규모와 시설이 아니라 그 넓은 곳에 언제나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는 점이다. 중국 본토와 홍콩, 그리고 주변의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온 갬블러들로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에서는 평일, 주말, 새벽이나 초저녁이라는 시간의 경계는 이미 파괴됐다. 실제로 월요일 아침에도 게임을 하려고 단체로 체크인 하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거대한 호텔은 마치 켜켜이 쌓여 하나의 맛을 완성하는 파이를 떠올리게 했다. 호텔 1층은 카지노와 고급 바와 레스토랑들이, 스포츠 경기와 대형 공연이 가능한 아레나 등이, 3층에는 매장들과 레스토랑들이 자리한다. 그리고 대형 컨벤션 홀과 극장 등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 한두 번 이곳을 지나는 것으로는 그 위치가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

 

-베네치안 호텔의 고급 바와 레스토랑-

-베네치안 호텔의 고급 바와 레스토랑-

 

중앙 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올라간 3층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매장과 기념품 매장을 비롯해 대형 푸드 코트와 미국, 홍콩 등에서 인기 있는 레스토랑 등이 입점해 있다. 이들은 산마르코 광장이라고 불리는 널찍한 광장을 기점으로 배치돼 있는데 우아한 저택의 건물, 광장의 풍경 등이 베네치아의 그것과 다름없다. 광장 1층에는 레스토랑과 숍들이 자리한다.

 

-베네치안 호텔의 대운하-

-베네치안 호텔의 대운하-

-베네치안 호텔의 대운하-

 

실제로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을 자로 둘러싸고 있는알라 나폴레오니카1층도 각종 유리 세공품과 수공예품 등을 비롯한 많은 물건들을 내놓은 상점과 레스토랑, 노천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천장에 구름이 점점이 떠 있는 파란 하늘을 그려 놓아 바깥세상이 어떻든 간에 이곳 3층만큼은 어느 맑은 날 오후 3시쯤에 맞춰진 채 멈춘 듯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곳에서 많이 사고, 많이 먹을 것을 종용하는 애교 섞인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파란 하늘 아래 베네치아의 거리를 거니는 착각만큼은 유쾌하게 빠져볼 만한 경험이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 3층의 으뜸가는 매력은 단연대운하(Canal Grande).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이 개관할 당시 가장 인기를 모으고 화제가 됐던 곳이다. 산마르코 광장 옆에서 시작하는 대운하는 베네치아의 그것에 가깝게 실제로 수로를 파 놓고 곤돌라를 운행하고 있다. 물론 호텔 외부에도 운하가 만들어져 있었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베네치아의 좁고 복잡한 수로의 분위기를 더 현실감 있게 맛볼 수 있다.

 

-베네치안 호텔의 산마르코 광장-

-베네치안 호텔의 산마르코 광장-

-베네치안 호텔의 산마르코 광장-

 

운하 주변으로도 베네치아풍의 건축물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 역시 1층은 숍과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편 산마르코 광장에 르네상스 시대의 복장을 갖춰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등장해 여행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광대와 귀부인, 귀족, 시인 등 복장으로도 대충 그들의 신분과 직업을 추측할 수 있다.

그들은 재주넘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들 덕분에 호텔 속 산마르코 광장은 500여 년의 시간 여행을 떠나고 있다. 마카오 지역 전체가 그다지 크지 않고 건물과 풍경에서 느껴지는 포르투갈 풍에다가 동양의 가옥 형태가 섞여 아기자기한 도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어서 외국여행하기 딱 좋은 곳이 바로 마카오임을 이곳 베네치안 호텔을 둘러보며 실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