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333.어느봄날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5. 10:04
*◐**◑*

어느봄날


겨울 내내 참고 있던 진분홍 그리움이

진달래로 피는 봄

당신이 오시어 다시 피는


이 목슴의 꽃도 흔들립니다.

크신 이름이 나날이 새로돋는

이 연두빛 가습에

진정 죽는 것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소생하는 당신의 대지 위에서

다시 낯을 씻는 나

당신이 창조하신 죄 없는 꽃들의

얼굴을 담게 하시고

그 웃음처럼 환이 당신 앞에 피는

그 울음처럼 겸허히 당신 앞에 지는

한송이 떨리는 영혼이게 하소서

때를 가릴 줄 아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이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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