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가족 사진 / 백선영
암실에서 건져 낸 마지막 사진 한 장
물기 마르지 않은
하얀 인화지 끝에 떨리는 두 손
튀어 오르는 푸른 심줄 억제하며
시나브로 드러내는
피 빚 비명(悲鳴) 건져 올린다
어두운 빗 길에 둔탁한 철야행군 소리
유령처럼 스쳐 간 전쟁터에서
두 사람이 실려 왔다
지뢰 밭 월남 전에서 돌아온 백 소령
그리고 부관
태극기로 감싼 그들을 들고 서서
오열하는 단절된 우리들의 절대가치 !
제대 며칠 앞둔 옷장
새 양복과 신사화에 진혼곡이 몸서리 친다
찢겨진 젖은 군화 속에 벌어지는
씻김 굿 한 판 훠얼 ~ 훠얼 ~
유난히도 가까워지는 유월 밤 하늘에
시리도록 고운 하얀 별 빚
때로 가슴을 열고 들여다 보면
가장 소중히 아름다운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간직되어 있었다
'좋은 시들의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1.I Think Of You..Still (0) | 2012.12.04 |
---|---|
260.♧ 잠시 삶을 접어두고 ♧ (0) | 2012.12.04 |
258. 당신을 사랑합니다 (0) | 2012.12.04 |
257.*◐*시간*◑* (0) | 2012.12.04 |
256.벽과 문 (0) | 2012.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