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209.꽃나무의 사계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18:29

꽃나무의 사계



 
꽃나무의 사계
                                                                                                                                             

꿀벌이 잉잉거리고
나무에서는 꽃을 환희 피우는
봄공사를 부지런히 하더니


그것이 여름으로 접어들자
눈부시고 아득한 녹음으로
천지를 덮으며
숨이 차게 씩씩거리기만 하고
원대로 청춘을 구가했더니라.


그 세월도 넘기자
희한하게 단풍이 물들어
을긋불긋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 하나를
멋까지 얹어 더하더니


그것이 공통으로
허무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마지막 여는 잔치
또다시 눈을 불러들여
눈꽃을 피웠더니라.


ㅡ 글, 박재삼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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