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살다 보면/가향 박동월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더라 길 어디쯤이든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인 줄 모를 때가 살다 보면 비명이라도 질러야 할 것 같은 그런 날도 있더라 강물 위로 안개비가 떨어져 기막힌 비경을 만들어낼 때처럼 그런 날이 있더라 살다 보면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 겨우내 몸살 앓던 작은 화초가 새순을 내밀 때처럼 그리 따뜻한 날도 있더라 가을밤 눈물 펑펑 솟아낼 것 같은 질척거린 날에도 소록한 마음으로 지극히 우리다운 것들을 품어 안을 수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어느새 따뜻해질 때가 있더라 살다 보면 그런 날이 또 있더라 가슴 한쪽이 밀려나간 듯한 느낌이 들 때가 그래, 뒤척이며 살아가는 삶의 공간은 그리 아픔만은 아니더라 |
'좋은 시들의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모르고 지나가는 행복... ♡ (0) | 2012.12.04 |
---|---|
159.독립투사의 묘 (0) | 2012.12.04 |
157.비가 이리도 내리는 것은 (0) | 2012.12.03 |
156.행복도 심는 것입니다 (0) | 2012.12.03 |
155.착각 (0) | 2012.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