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37.계절의 끝자락에서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3. 15:37

계절의 끝자락에서







계절의 끝자락에서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고
따갑던 햇볕도 사그라지고
어디론가 웃음은 튀어 나가 버려
슬픔만 도드라집니다
휘몰아치던 폭풍우도 멈추었는데
그대 내게 돌아오지 못하고
그늘진 한의 옷고름 여미고
떠나 가 버립니다


문득 가슴 안으로 추운 강물이
흘러들어 오고
덧없이 흘러가 버리는 세월 앞에서
무릎 끓고 반추해 본 시간
순간순간 지금의 삶을 살면서
현실에
굳건히 내딪지 못하는 삶


오늘 나는
상상 속에 재구성 되어 버린
추억 한 자락 부여 잡고
환멸만이 앞세우며 울고 있습니다
깜박거리며 반추할 수 없는 기억
오늘 내 맘은
바닷빛과 엉켜 번져 버린
수평선에 잠이 든 노을이 됩니다
                                                                                                                                                                     

ㅡ 가향. 박동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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