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행

끝-집에 무사히 돌아온 행복감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17. 08:04

집에 무사히 돌아온 행복감

 

돌아가는 일정만을 남겨둔 아침식사시간

 

돌아가는 일정만을 남겨둔, 여행을 시작한지 열흘째 되는 날 아침식사시간, 호텔 레스토랑에서 황윤환씨 부부는 이무수 선생이 준비해온 컵 라면을 먹었다. 현지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상당히 곤혹스러웠다고 그는 말했다. 또 다른 몇 사람도 같은 처지였다고 말하는 걸로 보아 이러한 일은 비단 유럽여행에서만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것 같다고 여겨진다. 끝맺으려는 여행을 못내 아쉬워하며 조금은 섭섭한 마음으로 버스를 탄 일행은 Frankfurt의 타겔국제공항으로 향했다.

11시발 KL1766기를 타고 타겔공항을 이륙 Amsterdam의 스키플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20분이었는데 스키플공항에서 무려 3시간 30여분동안 기다린 우리는 이곳시간 오후 3시 55분발 KL865기로 갈아타고 공항을 이륙, 서울로 향했다. 비행기를 타니 음료수나 간식, 식사 등이 제공된다. 이때마다 마시고 먹는 즐거움이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음료수를 제공할 때에는 가끔 와인을 시켜서 그 와인 병을 여행가방에 넣곤 했다. 이렇게 모아진 와인은 집에 가져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외국여행을 즐기다보니 현지음식에 적응이 잘됐고, 그래서 먹는 즐거움이 컸다. 관광이 아닌 일상생활을 통해서 문득문득 이런 추억이 생각났다.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는 지금, 이번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껴왔든 많은 일들이 많았다. Europe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인간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고, 더불어 사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지식교육보다 우선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중 하나였다.

이것으로부터 우리나라는 더불어 사는 방법에 관한 교육이 너무나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루한 10시간 20여분의 비행시간이 끝나고 김포공항에 내린 시간은 여행을 시작한지 열 하루째 되는 날, 오전 9시 반쯤이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보니 거의 10시가 다되어가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베네치아광장

 

 

집에 무사히 돌아온 내 행복감

 

여행은 힘이 들면서도 즐거움이 있고 동시에 보람이 있다고 누가 그렇게 말을 했던가?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모여 11일 동안의 여행을 즐기고, 해어지려는데 왜 아쉬움이 없을 수 있겠는가? 몹시 아쉽다. 언제 우리 또 이렇게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될 것인가? 일행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는 곧장 리무진공항버스를 탔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경이다. 기다리고 있든 딸 수국 이가 필자 부부를 반가이 맞는다.

집에 무사히 돌아온 내 자신이 갑자기 행복감으로 충만해진다. 몇 차례에 걸쳐서 외국여행을 해봐도 지겹기는커녕 새록새록 자꾸만 새로운 재미가 솟아난다. 인생을 돈과 지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인생은 단 한번 사는 거고 게다가 얼마만큼 살 수 있을까 예측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귀한 인생을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체면을 따지면서 낭비하지 말자. 그리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최대한 즐기면서 살고 싶다.

          

이탈리아 로마의 베네치아광장

 

남들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모습들이 지금으로서는 중요하게 여겨질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중에 인생을 되돌아볼 때는 아무 것도 아닐 터인데 그것들에 얽매여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사실 여행이라는 것도 그렇다. 우리 일생에 일부러 노력하지 않으면 여행조건이 딱 갖추어지는 기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태어나서 40세 정도까지는 시간은 있었지만 돈이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다.

그런데 60세가 넘어지면 돈과 시간은 있다지만 그때에는 여행할 힘이 없어지는 것 아닐까? 조건을 기다리다가는 좋은 세월 다 보내고 늙어서 후회하기 십상이다. 어느 때라도 적은 돈만 있으면 시간을 내서 여행이라는 또 하나의 인생을 즐겨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고단한 육체는 쉬도록 하고, 그 동안 보람 있고 무사히 다녀온 여행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을 느끼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련다. (20008 3일 이 재 남 씀)

 

참고문헌 : 마틴 솔리(MARTIN SOLLY)가 쓴 이탈리아 문화이야기

앤터니 마이올(Antony Miall)가 쓴 영국문화이야기 

이탈리아 로마의 베네치아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