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사람들의 문화
이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국제적인 일에 무관심하며 해외여행도 드문 편이다. 호주에서 태어난 토박이들에게 해외여행이란 20살이 지나, 서둘러 학업을 마칠 필요가 없어졌을 때나 하는 일이다. 형편이 좀 나은 사람이라면 가진 돈을 톡톡 털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기왕에 멀리 나선 길인데 모든 것을 다 해 보자고 작정하지만, 실제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알게 되지는 못하며, 더러는 삐딱한 시각을 가지고 돌아오는 수도 있다. 이 나라는 지형적으로 너무나 고립된 곳이기 때문에 경관을 가꿀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이 나라 사람들이 사는 방법에 강력하고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일한 요인은 자연이다. 도시만 나서면 언제나 전혀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이 지배한다.
아름다운 호주의 시드니항
가정적이란 용어자체가 호주 인에게는 끔찍한 사건이다. 이 개념은 그 자체로서 모순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아이가 생기면 기꺼이 교외로 나가서 산다. 이들이 부모가 되려는 유일한 이유는 아이가 교외로 나가 살 구실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모든 호주사람들은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은행과 건축회사와 나란히 집문서에 자기 이름을 올려놓는다. 그들은 영원히 한 집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크고 더 비싼 집을 향해 끊임없이 집을 사고판다. 호주가 원래 수많은 부조화와 개성을 가진 나라이긴 하지만, 교외생활을 향한 괴상한 집착은 정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시드니항의 갭팍에 핀 꽃
호주 사람들이 병적으로 집착하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물이다. 이 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해안에서, 강가에서, 혹은 호수 근처에서 살고 있다. 해변에 사는 경우에도 수영장은 있어야 하는데, 물가에 살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꼭 수영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견해다.
호주사람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첨단을 달리며, 인프라 시설을 잘 하고, 멀리 보고 계획을 세운 덕분에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다. 호주는 발전하는 나라여서 무슨 일을 하든 언제나 국민의 요구보다 세 박자쯤 느린 것이다.
시드니항의 갭팍에서 바라본 시드니항
그러니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투덜거리지 않는 것이 좋다. 버스가 연?발착하거나 노선을 지키지 않거나 결행하기 때문이 아니라, 버스 노선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도심의 버스와 기차, 전차는 서비스가 좋다. 당국에서는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여러 가지 개선책을 강구하고는 있다.
17세의 나이가 되면 호주인 치고 운전을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동차가 없으면 교외에서든 잡목 숲에서든 살아남기가 어려우니까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보통 버스를 탄다. 비행기를 타면 어디로든 예정된 시간에 날아갈 수 있으므로 항공편은 장거리 이동과 경치 감상을 어느 정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드니항의 본다이 비치
시드니항의 본다이 비치
시드니항의 본다이 비치
길에서는 아무도 남의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알아서 몸조심을 해야 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규칙을 잘 알고 있으며, 남들이 그 규칙을 잘 지키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양보운전이란 없다. 우선권을 가진 자동차는 어떤 교차로에서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니까 자기 차의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좋다.
캥거루가 이 나라에서는 정말로 골치 아픈 장애물이다. 차에 부딪치기 바로 전에 펄쩍 뛰어오르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진다. 자동차에 놀란 캥거루가 자동차 앞 유리를 박살내면 서 억센 뒷다리와 함께 실내로 돌진하는 것이다. 아주 침착한 운전자라면 큰 사고를 면할 수는 있다. 엔진을 멈추고, 핸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그리고 차가 멈추기 한참 전에 몸을 반쯤은 차 문 밖으로 내밀어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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