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휴가

36.오랜만에 만난 외사촌 여동생

달리는 말(이재남) 2020. 11. 21. 12:18

오랜만에 만난 외사촌 여동생  

제주방언은 상당히 친근감을 주는 말인데 정작 제주음식은 친근감을 주지 못하니 안타깝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쉬려는데 외사촌 여동생인 김영희가 호텔로 남편과 함께 찾아왔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동생은 쌍둥이 자매 중 언니다. 몇 년 전 제주의 원주민 부영식과 결혼을 하고 제주에서 살고 있는데 우리부부의 전화를 받고 우리를 찾아준 것이다매제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야시장, 해변 팔레스호텔의 커피숍 등을 돌아다니다가 우리가 숙소에 돌아왔을 때는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다. 잠을 잘 못 이루는 환자인 아내와의 관광은 무척이나 힘이 드는 일인데 만족스럽지 못한 어젯밤의 수면에다 오늘도 늦게 잠자리에 드는 심정은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선다. 85 제주관광 제 3일째의 날이 밝아오는 540분쯤이다.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우리가 묵고 있는 509호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는데 곧이어 고함지르는 소리가 잇달아 들려온다. 식사준비가 다 됐으니 식당으로 내려오라는 김의철의 전화가 뒤를 이었다. 밤사이 빗소리가 밤잠을 설치게 했고 한라산 등반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하면서 일찍 출발하기로 정하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토산품가계에 들어가 제주관광을 기념할 만한 선물을 살려고 애써 살펴보지만 마땅한 물건이 없으며 이는 비단 제주관광에서만 느껴보는 갈등은 아니다파인애플을 구입하려고 대동호텔에 가까운 시장에 나가보았으나 적당한 상품이 없을 뿐 만 아니라 워낙 비싸게 요구하고 있어 구입하지 못하고 한라산 등반길에 오른다. 한라산 등산길은 어승생 코스(6.1km 소요시간 6시간 정도)로 바꾸자는 제의에 따라 버스의 기착지인 어리목 경찰안내소에서 일단 하차하여 한 벌에 1,500원하는 비닐로 된 비옷을 사서 입고 출발을 한다박상묵 친구를 선발대로 열을 지어 오르기 시작하는데, 물이 많이 흐르는 수로를 통과하고 매우 미끄러운 계곡과 나무들이 빽빽하게 둘러싸인 등산로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워낙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우리의 목표는 한라산 꼭대기인 백록담이 아니라, 중간지점인 산장으로 하고 걷고 있는 중이다.  

제주 분제예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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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분제예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