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255.뒤 돌아보면 거기엔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21:54

 

뒤 돌아보면 거기엔


투명한 유리창을 밀고 들어온 햇살이
봄의 반란을 만나고 싶은가 보다
옛노래 몇 곡 주섬주섬 주머니에 담고
아름다운 추억여행을 한다
어느 강가 둔치
홀로 비어 있는 벤치에 나를 앉히고
바삐 걷던 걸음 걸이는 잠시 늦추며
하얀 스케치북에 내 마음을 채색해 본다


차갑게 무너져 내리는
햇살 한 모금 마시며
비발디의 화음이 아니더래도
연파랑 고운 색깔에 마음 행궈가며
물푸레 나무의 푸른 향기가 찰랑거리면
한 번도 맞아본 적 없는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거리고
아이의 고운 머리카락에서
촉촉한 잎 향기가 배어 나온다


오늘만큼은
수축된 메모를 읽지 않아도
행복한 하루가 연초록 치마 두른
버들가지를 만나게 한다


                                                                                                                                                                               
ㅡ글, 街珦 박동월 詩人 / 전남 진도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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