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91.바다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09:14

바다 / 정용철

 



바다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도 다른 것처럼, 익기까지는
모진 태풍과 긴 장마와 냉해와 병충해를
다 겪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잊어버렸지만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었습니까?
고통과 갈등, 상실과 상처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것들이 하나하나 쌓여
오늘의 사랑이 되고 평화가 되었습니다.
사랑은 샘물이 아니라
강물로 흐르다 바다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