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85.내 마음은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2. 21:28
내 마음은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 주제: 이 시는 참신한 이미지들로 가득차 있다. 1연은 꿈, 2연은 정열, 3연은 방황, 4연은 불안감.
그러나 사랑의 그리움이 전체에 흐르고 있다.

-해성 옮김-201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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