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中月
빗소리를 눈감고 들으면
마음에 창살이 생긴다
벗어날 수 없는 기다림의 창살에 내가 나를 가둔다
어쩌면 저 소리에 그대가 지나칠 수도 있어
가끔씩은 그 창살을 열고 나와
서성거리며 두리번거리며 창가에 섰다
어둠을 보기 위해서는 눈을 감아야하는 것
눈을 감고 그대 지나치지 말라고
어제의 달빛을 보낸다
마음의 달빛은 오래 가는 것
점점 거세어지는 빗줄기에 달빛을 걸어 놓는다
그대 발 헛디뎌 이 짧은 생을 놓치지 말라고
타들어가는 그리움이 비에 젖는다
사랑은 비내리는 밤에 마음의 달빛을 걸어놓은 것
그대여 어제의 달빛 아래로 오라
이 거센 빛줄기에 마음 다치지 말라
눈멀지 마라.
-어느 무명 시인-
-해성 옮김-20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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