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97.바람만 불어도 괴롭다...통풍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26. 21:48
바람만 불어도 괴롭다...통풍
 

중국에서 환자 진료를 하다보니 의외로 통풍을 앓는 사람이 많다. ‘통풍 (通風)’ 이란 바람만 불어도 관절이 아프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말 그대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병인데, 이 병은 우리 몸 속에 있는 ‘요산’이라는 물질이 너무 많아서, 관절이나 다른 조직에 쌓임으로써 매우 아픈 관절통을 일으키거나 다른 여러 전신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통풍에 의한 관절염은 그 통증이 너무 심해서 옛날부터 통풍을 “질병의 왕” 이라고 불렀다. 주로 30대에서 50대 사이의 남자에게서 발생하는데 몸 속에 요산이 많아지는 ‘고요산혈증’으로 시작된다. 음식을 통해 몸에 들어온 퓨린계 단백질은 요산으로 변해 신장을 통해서 배설이 되는데, 신장의 요산 배설능력이 떨어지면 몸 속에 요산이 쌓이게 된다. 보통 정상적인 요산의 혈중 농도는 6.8 mg/dl 인데 7.0 mg/dl가 넘으면 고요산혈증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고요산혈증이 있다고 모두 다 통풍의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보통 고요산혈증이 약 10년에서 20년 정도 지속되면 통풍성 관절염의 첫 증상이 발생되기 시작한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의 발작은 과음, 과식, 스트레스, 수술 등에 의해 유발된다. 통풍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심한 관절염에 의한 통증이다. 이 통증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여 통풍발작이라고 부른다.흔히 침범되는 관절은 오른쪽이나 왼쪽의 엄지 발가락으로 심하게 아프면서, 뜨거워지고 또 빨갛게 부어 오른다. 처음에는 대개 한 개 관절만 침범하지만 만성으로 계속 진행되면 양쪽 발가락에 통풍발작이 생기기도 하고, 여러 부위로 이동하면서 관절통이 생기게 된다. 최초의 관절통은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보통 일주일정도 지속되고, 마치 다 나은 듯 전혀 아프지 않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정도로 꽤 오래 지속되다가 과음, 과식, 과로 등 통풍 유발 요인이 일어나면 다시 발생한다. 관절통이 재발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질병이 장기간 지속되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된다. 이 시기에는 발, 손 등의 몸의 여러 곳에 요산 덩어리로 이루어진 다양한 크기의 통풍 결절들이 나타나게 된다. 관절염은 여러 관절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되고 그 지속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또한 이 시기가 되면 위험한 통풍의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통풍을 확실하게 진단하려면 통풍 결절이나 관절액에서 백혈구 안에 존재하는 바늘모양의 요산 결정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통풍 결절이 존재하지 않거나 관절액을 뽑을 수 없는 경우는 고요산혈증이 있고, 한 관절에 급성 관절통이 있으면서 그 통증이 약물을 복용하여 극적으로 통증이 사라진다면 확진은 못되지만 통풍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풍 환자들은 발가락이나 무릎의 통증만 호소하므로 통풍이 관절만 침범하는 질환으로 오해를 하기 쉽지만, 실제로 통풍으로 인한 몸의 손상은 대단히 다양하다.
따라서 통풍은 단순한 관절질환이 아닌 요산 대사장애에 의한 전신질환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꾸준히 치료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통풍은 꾸준히 치료 받으면 관절염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병증인 신장질환, 요로결석, 동맥경화, 중풍, 고혈압, 심장질환 등도 예방할 수 있다.
1970년대 이전에는 질병의 발병 기전을 잘 몰랐고, 치료 약물이 많이 개발되지 않아서 통풍은 완치되지 않으며 평생 고생하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눈부신 의학의 발달은 통풍도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간단하게 요산 검사를 하면 통풍의 발병치가 높은지 안심을 하여야 할지 판별이 된다.
진료실에서 통풍과 관련하여 자주 받는 질문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만은 요산 치가 높은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
만일 통풍 환자가 비만하다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굶거나 너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요산 치를 더 올리면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비만하지 않다면 음식량을 잘 조절하여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둘째, 좋아하는 음식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요산 치를 떨어뜨리기 위하여 알로퓨리놀과 같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지나친 음식 조절로 환자 본인이나 가족들을 고생시키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식사를 하여도 된다. 만일 요산 결석이 있다면 요산 치를 증가시킬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꼭 피해야 하는 음식은 뇌, 콩팥, 고기 국물, 정어리, 멸치, 간, 지라 등이다.
셋째, 커피와 차는 마셔도 된다. 그러나 술은 조심해야 하는데, 만일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요산 치가 올라가고 급성 발작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일 최소한 10컵 내지 12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렇게 물을 많이 마시면 요산 결정이 우리 몸 밖으로 씻겨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주의 사항과 의사의 지시에 따른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게 되면 전체적으로 통풍의 예후는 좋으며 통풍에 의한 심각한 합병증은 나타나지 않게 된다.
끝으로 퓨린계 단백질 함량이 특히 많은 식품으로 피해야 할 것들은 정어리, 안초비, 간장, 췌장, 뇌, 고기 엑기스, 육즙, 콩가루 등이 있고, 가공품 (햄, 소시지, 베이컨)도 피하는 것이 좋다. [온바오 김시완의 건강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