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려면 꼭 알아 두어야 할 상식(20)-건강과 다이어트의 여왕 유기농 김치
건강과 다이어트의 여왕 유기농 김치
20년 전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학위를 마치고 박사탄생파티를 열 때였다. 여성연구원들이 모두 김치접시를 둘러싸고 「닥터 리 닥터 리」하며 기분 좋은 새 이름으로 나를 불러댔다. 눈물이 나도록 매운 저 빨간 샐러드가 도대체 무엇인데 이렇게 맛있냐고 물었다.
나는 자랑스럽게, 이것이 바로 한국의 대표적 전통발효식품 김치인데 다이어트에 좋다고 설명해주자 김치는 순식간에 동이 났다. 김치는 88년 올림픽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후 이제는 세계인의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치는 ‘비타민A, B, C 등 핵심 비타민이 풍부하고, 정장작용을 해주는 유산균이 많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저지방 다이어트식품’이다. 지난 2003년 사스(SARS)파동 때 유독 한국인들만 감염이 안 된 이유로 주목받으면서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유산균이 만든 항균 펩타이드, 유기산과 마늘, 생강 등 양념류첨가물이 유해균의 증식을 막기 때문이다. 김치유산균은 대장암을 막아주고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의 혈중농도를 낮추어준다.
김치는 항균, 항산화, 항암활성이 크고 비만방지 및 면역력 증강에 효능이 있다. 또한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지방을 분해시켜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한국김치가 일본여성들에게 인기가 있고 어떤 이들은 핸드백에 고춧가루를 넣고 다니며 물에 타 마신다고 한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맛있는 김치를 담으려면 유기농 배추와 고추, 마늘 등의 질 좋은 부재료들을 써야 한다. 노지에서 농약이나 질소비료를 안주고 자연스럽게 재배한 배추나 무는 조직이 치밀하고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항 화합물 등 면역물질함량이 높아 질병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농약을 안치면 해충이나 병원성 균과 싸우기 위해 식물 스스로가 이러한 면역물질들을 축적해야 하므로 유기농 야채와 과일은 마치 보약과 같다. 또한 클로로필과 안소샤이 아닌 등 색소 함량이 수배나 높고 칼슘 등 각종 미네랄과 섬유질함량도 높아 아주 고소하고 맛도 좋다.
유기농 배추나 무는 조금 더 질기고 단단하며 약간 매운맛이 나지만 향기와 색깔이 진해 냉장고에 반년이상 오래 저장해도 무르지 않고 싱싱하다. 정말 김치 하나로 밥 한 그릇을 뚝딱 치울 만큼 맛있다.
오늘 저녁메뉴로 안전한 유기농 보쌈김치에 돼지고기편육과 두부를 싸 먹어보자. 황금돼지의 해에 최고의 영양진미가 아닐까? 이기영 교수가 이끄는 ‘천연항산화제 및 응용미생물 연구실’에서는 유기농 채소와 일반농산물의 영양소 함량비교연구와 천연물을 이용한 김치의 저장성 향상 연구를 해왔다.
실험결과 노지에서 무 농약으로 키운 배추나 무우가 일반관행농산물에 비해 30~150% 까지 각종 색소와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함량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사찰 김치는 연잎추출물을 넣어 오랫동안 싱싱하고 물러지지 않는데 이것은 연잎에 함유된 mitoflaxone이라는 항산화ㆍ항균물질 때문이라는 사실도 연구결과 밝혀내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기영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유기농 생협인 (사)한살림(www.hansalim.or.kr)의 식품개발연구도 주도해오고 있다. 음식은 몸이요 정신이다(食則身 身則心). 요즘 아이들의 성인병 증가, 허약체질화 되어가는 원인중 하나는 우리 식단이 농약뿐만 아니라 방부제나 색소 등 유해화학첨가물로 뒤범벅되고 영양적 균형을 잃은 국적불명의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에 의해 점령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약이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고 색소나 방부제 같은 화학첨가물들이 아이들을 난폭하게 만들고 정서를 불안하게 할뿐만 아니라 아이큐까지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과학적 조사결과 밝혀지고 있다. 소아비만이나 당뇨ㆍ고혈압이 급증하는 원인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작년에 미국의 건강전문잡지 ‘헬스’는 한국 김치, 일본 발효 콩 식품, 인도 렌틸 콩(말린 콩), 스페인 올리브유, 그리스의 요구르트를 세계 최고의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통음식이 특별히 좋은 식품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치는 물론이고 콩 식품이 두 가지나 포함돼 절반이 넘는다.
우리나라는 콩의 원산지이고 된장, 간장 등 두장문화의 중심지로 장류음식은 바로 우리 음식문화의 자존심이다. 일본된장인 미소도 우리나라에서 전래된 것이다. 영양학자들에 따르면 발효식품위주의 우리나라 전통식단은 몸에 좋다는 지중해식보다도 더 건강한 식단으로 평가된다.
무 농약 유기농 배추와 우리 토종 콩을 원료로 할머니 손맛으로 만들어야 제 맛이 나서 아이들도 좋아한다. 우리 발효식품이 좋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가르치기 위해 ‘김치된장청국장’노래를 만들어 딸 인아와 함께 불렀다.
이 노래로 아이들 건강을 평생 동안 지켜주자. 그리고 노래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널리 소개하자. 어린시절 배운 노래는 평생 잊혀지지 않고 무의식 속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일찍이 공자는 노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우 큰 힘을 가졌음을 알았다. 그는 이상사회를 만들기 위해 거문고를 타고 노래하며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춘추전국을 주유했다.
이기영 (호서대학교 식품미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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