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미술 대가의 회고전 중 국내 최고, 최대의 전시"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작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은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으며, 미술사적으로도 독특한 위치를 지닌 작가이다. 그는 98년 간의 오랜 삶을 통해, 동심으로부터 무용과꿈 그리고 성경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을 현란한 색채와 형상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했다.
피카소의 표현을 빌자면 “샤갈은 마티스와 더불어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색채화가”임이 틀림없다. ‘마르크 샤갈’ 전에는 사갈의 유화 20점과 폭 4m짜리 대형 태피스트리가 걸린다. 샤갈 재단 등으로부터 빌려온 작품들이다. 샤갈의 감각적 색깔은 바닥을 모르게 깊숙이 추락하거나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액자로 둘러진 캔버스 안에는 섬세한 공기와 아련한 그리움이 고여 있다.
농도 짙은 슬픔과 펑펑 터지는 환희가 공존한다. 샤갈의 작품은 곧 꿈과 마술, 그리움의 세계다. 샤갈 앞에 선 관객은 각자 향수의 대상을 떠올린다. 또 러시아 출신의 유태인이라는 샤갈의 배경이 풍기는 애절함과 유랑의 설움이 특히 한국 관객의 감성을 건드리는지 모른다. 1차대전―러시아 혁명―2차대전―나치의 박해―미국 망명―남프랑스에서의 생활….
그리고 샤갈은 1960년대부터 엄청난 유명세를 누리게 된다. 100세 가까이 살면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발레 의상이나 파리 오페라좌의 천장 벽화 등으로도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평생 가난한 고향 비테프스크를, 사별한 첫 번째 부인 벨라를 그리워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또 프랑스 파리 등에서 시대를 앞선 예술인들과 교류를 갖긴 했어도 평생 종교적 주제에 집착했고 초현실주의 작가로 분류되기도 하나 모더니스트의 어떤 유파에도 확실히 속한 적은 없다. 샤갈만큼 같은 이미지를 되풀이해 그리고 또 그린 화가는 드물 정도다. 선갤러리 이재언 실장은 “암소는 조국·어머니·연인을, 수탉은 남성·태양·속죄를 위한 희생 제물, 예수를 부인하는 성 베드로 등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또 피카소가 샤갈을 향해 ‘저 암소와 닭 좀 그만 그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나 신앙과 고향을 향한 집착, 원초적 그리움은 샤갈에겐 20세기의 대표적 대가의 반열에 올라서도 떨쳐 버릴 수 없는 숙명이었나 보다. ◆샤갈의 그림에 등장하는 상징들 신랑신부·여인=여인은 첫 번째 부인 벨라 혹은 두 번째 부인 바바다.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에서는 일상의 평범한 행복을 추구했던 샤갈의 일면이 엿보인다.
꽃다발=에덴 동산·무한한 기쁨·축복·사랑·감사…. 방스·니스 등 남프랑스의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영향을 받아 도입한 이미지다. 바이올리니스트=1908년 작품부터 지붕 위에 올라앉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등장한다. 유태인 마을 축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연주자·예술가의 초상이기도 하다. 무중력 상태=원근법으로부터의 해방 혹은 거꾸로 인간의 유한성을 조롱하는 장치다.
샤갈은 ‘그림은 내가 또 다른 세계를 향해 날아가도록 해 주는 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시기간 : 2004년 7월 15일(목) ~ 2004년 10월 15일(금) 매주 월요일 휴관 평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9시 토.일.공휴일: 오전 10시 오후 7시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전화번호 : 02)724-29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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