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76.커피는 인생이다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08:06







커피는 인생이다

비 오는 퇴근길
창문이 예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신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겨온 냉커피는
속이 보이는 얼음으로 가득 차 있다.

얼음이 너무 적으면 시원하지 않고
너무 많으면 커피 맛이 나지 않으니
살아가면서 결정해야 할 적당함이란
얼마나 어려운 날말이 되었는지.

달콤한 커피 사이로
네모 난 얼음들이날카로움을 드러낸다.
삶에서의 달콤함은 항상 양날 가진 칼이니
언젠가는 달콤함으로 상처를 입을 수 있으리라.

이 투명한 얼음들처럼
너무 쉽게 속을 다 보이진 말아야지.
살아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를 드러내
항상 새롭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부드럽게도 말고
달콤하게도 말고
이번에는 뜨겁고 진한
나만의 인생을 마시자

창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린다.



- 글, 김혜숙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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