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51.길 없는 길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3. 16:08

 

길 없는 길- 임보 -


강물 위에 앉았다가
일제히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수천 마리 철새 떼들의 일사불란
그들은 길 없는 허공 길을 평화롭게 날아
그들의 고향에 이른다

바다 속을 헤엄쳐 가는
수만 물고기 떼들
어떠한 암초와 수초에도 걸리지 않고
수만 리 길 없는 물길을 거슬러
그들의 모천에 닿는다

그러나
이 지상에 수천만의 길을 만들어 놓고도
제 길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해
좌충우돌 피를 흘리며 주저앉는 사람들
그들은 고향도 모천도 못 찾고 허둥댄다

길이 없으면
세상이 다 길인데
사람들은 길을 만들어
천만의 길을 다 죽인다

 

 

'좋은 시들의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3.살다보면  (0) 2012.12.03
152.내가 알게된 참된 겸손  (0) 2012.12.03
150.언제나 한결같이  (0) 2012.12.03
149.산마루의 일몰  (0) 2012.12.03
148.九月이 오면  (0) 201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