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45.여름밤이 길어요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3. 15:54

 

 

얄리 얄리 얄라솅


여름밤이 길어요 / 만해:한용운


당신이 계실 때에는 겨울 밤이 짧더니
당신이 가신 뒤에는 여름 밤이 길어요.
책력의 내용이 그릇되었나 하였더니
개똥불이 흐르고 벌레가 웁니다.

긴 밤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 줄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긴 밤은 근심 바다의 첫 물결에서 나와서
슬픈 음악이 되고 아득한 사막이 되더니
필경 절망의 성(城) 너머로 가서 악마의
웃음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당신이 오시면 나는 사랑의 칼을
가지고 긴 밤을 베어서
일천(一千) 도막을 내겠습니다.
당신이 계실 때는 겨울 밤이 짧더니 당신이
가신 뒤는 여름 밤이 길어요.

언듯 보면 연시 같지만 일제치하의 통치자들의 속이기위해
잃어버린 나라를 당신으로 표현 하였음을 만해님의 천재적인~
또 나라를 사랑하시는 님의 사랑에 감복 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그대로 연시로 읽어도 너무 아름다운 詩 입니다
《 風 雲 》


http://kr.blog.yahoo.com/kdm2141/26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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