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44.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2. 07:51

 



 

사랑 자주 흔들린다 이외수


울고 있느냐 ..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 몸을 끌어 안았다 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 내어 울지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시그러지더냐 ..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 벌하고 사느냐 ..
그냥 살게 두어라 ..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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