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311.꿈꾸는 사업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5. 09:25

꿈꾸는 사업



꿈꾸는 사업


집을 한 다섯 채 지어서 세놓을까
한 채는 앞마당 바람 생각가지 사이에, 한 채는 초여름 쥐똥나무 그 뿌리에,
다른 한 채는 저녁 주황베란다에, 또 한 채는 추운 목욕탕 모퉁이에 지어 ,

한 집은 잔물결구름에게 주고, 한 집은 분가한 일개미 가족에게 주고,
또 한 집은 창을 기웃대는 개망초흰풀에게, 한 집은 연못가 안개새벽에게
그리고 한 집은 혼자 사는 밤줄거미에게 주어,



처음에는 집세를 많이 받겠다고 하다가
다음에는 집세를 깎아 주겠다고 하다가
결국은 그냥 살아만 달라고 하면서
거기 모여 사는 착한 이웃 옆에
나도 그렇게 세를 놓을까 
                                                                                                                                                                                              
글, 정복여 / 창작과비평사 / 먼지는 무슨 힘으로 뭉쳐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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