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위한 상식

11.피낭, 말레이 반도에 감춰진 ‘무릉도원’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27. 21:33
피낭, 말레이 반도에 감춰진 ‘무릉도원’
 
말레이반도 서북쪽에 위치한 피낭섬. ‘동양의 진주’로 불렸던 휴양도시이자 역사도시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리조트,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유적지…. 현지인들이 ‘서유럽에선 콸라룸푸르는 몰라도 피낭은 안다’고 자부할 정도로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역사도시

영국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말레이시아 대륙은 각 지역별로 술탄이 지배했던 부족국가. 피낭섬은 1786년 섬을 발견한 영국의 라이트 선장에게 단돈 1파운드에 양도된 뒤 영국 식민지 진출의 교두보가 됐다. 19세기초 영국에 의해 말레이시아가 최초로 통일된 후 피낭은 말레이시아의 가장 중요한 무역항이자 휴양지로 자리잡았다. 피낭이란 이름은 당시 섬을 가득 메웠던 빈랑나무(BETEL NUT)를 뜻하는 말레이어 ‘피낭’에서 따왔다. 영어식으로 페낭(PENANG)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피낭(PINANG)이 맞다.
피낭은 식민지 건설 당시 몰려든 중국계가 50%, 말레이인들이 35%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힌두 등 소수민족. 말레이 본토와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유적지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불교사찰인 켁록시(極樂寺). 200년 전에 지어졌다.
켁록시로 오르는 길은 마치 남대문 시장 뒷골목처럼 가게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상인들은 한국인이 지나가면 “방생! 방생! 거북이 방생”을 외치며 거북이 먹이를 판다. 사찰은 산자락 전체를 빙둘러 자리잡고 있다. 꼭대기에 있는 7층석탑은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다. 밑부분은 중국식, 가운데는 태국식, 꼭대기 나선형돔은 미얀마식으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다. 탑에는 1만기의 부처상이 모셔져 있다. 중국의 승려가 뱀의 신통력을 이용해 병을 고쳤다는 전설의 뱀사원, 32m의 와불로 유명한 석가사원 등도 유명하다.
피낭힐에 오르면 피낭의 전경을 볼 수 있다. 1804년 영국인들이 건설한 궤도열차를 타고 821m의 언덕빼기를 오른다. 말레이시아 두번째 도시답게 고층빌딩이 많은 피낭 시가지와 본토로 연결되는 피낭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피낭대교는 13.5㎞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긴 다리. 1980년대 중반 현대건설이 세웠다. 중심가인 조지타운에는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영국식 건물들이 가득차 있다.

 ●리조트

피낭 공항에서 동쪽 해안도로를 타고 50분쯤 달리면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바투 페링기 해변에 닿는다. 해변이 보이는 길목마다 영국, 호주, 일본인들이 지어놓은 호화별장이 늘어서 있다. 고급 리조트호텔도 즐비하다. 샹그릴라의 라사라양 리조트, 팜비치 리조트, 골든 샌드 리조트, 베이뷰 퍼시픽비치 리조트, 페낭 뮤티아라 비치, 홀리데이인….
리조트마다 전용 해변을 갖추고 있다. 라사라양 리조트의 일본계 부지배인 스펜서 고노(36)는 "이곳에서 한달씩 장기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범죄율도 0에 가까운 여행객들의 천국”이라고 말했다.
피낭 바로 위에 있는 랑카위가 개발되기 전까지만 해도 말레카 해협쪽 서부해안에서는 피낭이 가장 유명했다. 랑카위는 마하티르 총리의 고향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최근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피낭 해변에는 새벽부터 고깃배가 리조트 바로 앞까지 들어와 그물을 던진다. 해가 떠오르면 아이들과 함께 모래놀이를 하는 가족단위의 유럽인이나 경락마사지를 받는 동양인, 제트스키.패러세일링.낚시를 하는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다.
근교의 원숭이섬 몽키 아일랜드는 유명한 낚시여행 코스. 연근해에서 낚시를 즐기다가 섬에 내리면 현지인들이 바비큐 요리를 준비해준다. 1월까지는 우기여서 조류의 영향으로 물이 그다지 맑지 않다. 물고기도 잘 잡히지 않는다. 대신 주민들의 인심이 좋다.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는 금식절인 라마단 기간에도 음식을 내놓는다.

 <피낭(말레이시아)/최병준 기자 bj@kyunghyang.com>


 피낭 길잡이

말레이시아는 회교국가이다. 13개의 자치주 중 9개주는 술탄(회교의 통치자)이 지배한다. 면적은 한반도의 2.5배. 인구 2천5백만명 정도. 비자 없이 3개월 동안 여행할 수 있다. 영어가 통용된다. 고정환율제도를 선택하고 있어 환율은 늘 같다. 1달러에 3.75RM(말레이시아 링기트).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말레이시아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9-4422
교통 피낭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대한항공, 말레이시아항공 등이 콸라룸푸르까지 들어간다. 비행시간은 6시간 안팎. 콸라룸푸르에서 피낭까지는 비행기로 40분 정도. 국내선 비행기 삯은 우리돈으로 7만∼8만원 정도. 동남아국가 중에서 가장 깨끗하고 길이 잘 정비돼 있다. 택시요금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숙박 피낭의 라사라양 리조트(04-8811811)는 현지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특급호텔 수준. 스탠더드 룸이 450RM 정도다. 풀장과 마사지룸, 전용해변 등을 갖추고 있다. 콸라룸푸르에 시설 좋은 호텔들이 많다. 음식 콸라룸푸르 빙탕로드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거리. 3.5㎞ 정도의 거리에는 노천카페가 가득하고 밤마다 이벤트를 연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맥주 등을 먹을 수 있다. 음식은 깨끗하고 정갈하지만 값은 비싼 편이다.
소핑 말레이시아는 요즘 메가세일 중. 다토 압둘 카디르 문화관광부 장관이 말레이시아를 국제적인 쇼핑국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올봄부터 행사를 시작했다. 모든 업소가 참가한다. 1년 3차례에 걸쳐 각각 한달씩 행사가 펼쳐진다.
이번 세일은 1월2일까지. 최고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콸라룸푸르 시티타워는 쇼핑 명소로 유명하다. 한국의 삼성과 일본 건설업체가 세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말레이시아의 상징이 됐다. 오피스 타워지만 저층에는 대형 백화점과 카르티에, 루이 뷔통 등 세계명품 상가들이 입주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