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지나가면
- 박영실 -
끝자락에 기다림을 묻으려고
나그네는 가을비가 되어 돌아온다
서성이다가
바라본 잿빛 하늘
내 가슴으로 무언가
다 쏟아 부어도 내 평생
단 하나의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마음으로만 다짐해 놓고
나무뿌리 안으로
낙엽이 끝 인사를 한다
변명조차 못하고 그리움을 묻어두었더니
기다림이 그 안에 싹이 나고 있다.
잊혀지는 건
서러운 것이 아니기에
다시 오기 위한 받아들여짐의 배려이기에
더는 더 슬퍼하지도 말아야 한다
생을 그리는 일은 삼베를 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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