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여행

영원히 잊지 못 할 중남미 여행(57)-더럽혀지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되어 온「마추픽추」

달리는 말(이재남) 2014. 1. 21. 05:36

페루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에서 마추픽추까지 다니는 셔틀버스

페루 마추픽추

페루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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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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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마추픽추

페루 마추픽추

페루 마추픽추

페루 마추픽추(일행)

 

 

더럽혀지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되어 온「마추픽추」

 

 

 

유적지입구 사무소에서 단체입장권을 끊고, 그 사무소로부터 경사면으로 난 길을 따라 20분간을 걸어가다 보니, 곧 초가지붕을 얹어 놓은 건물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곳이 바로 오두막 전망대다. 원주민말로 「늙은 봉우리」란 의미의 마추픽추를 좀 더 체계적으로 둘러보려고 오두막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옮겨갔다.

오직 하늘에서만 그 완벽한 형태를 볼 수 있다는 마추픽추 탐험은 오두막 전망대에서 시작된다. 장엄하고 신비로운 유적지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자리다. 오두막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늘은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유적지를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싼 거대하고 아름다운 산에 압도당한다. 전망대 아래로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낭떠러지다. 가파른 산자락에 옹기종기 매달려 있는 작은 집들과 계곡인지 길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운 골목의 풍경, 전통복장을 입고 물건을 파는 아낙네의 표정에 나그네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해발 2,280m, 면적 5의 마추픽추 유적지에서 바라보니 좌측은 아마존 강이요, 우측은 안데스산맥의 끝자락이다. 실로 절묘한 공중에 자리 잡은 곳이 이곳 마추픽추임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1911년까지 340년간 이런 도시가 어느 인간의 손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되어온 게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느껴진다. 잉카인들은 산을 너무나 좋아했나보다. 잉카유적지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잘 생긴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다.

수백 개의 계단을 내려와 능묘 앞에 마주섰다. 잉카인들은 작은 궁전을 연상케 하는 이 능묘의 벽에 미라를 안치시켰다고 설명해준다. 미라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능묘 주변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샘과 관개수로 등 시신을 보관한 흔적이 남아 있지만 정작 능묘에서는 단 한 구의 미라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추픽추 유적의 중심지는 단연 「태양의 신전」과 「신성한 광장」이다. 자연석을 가공해 건설한 신전에는 여러 개의 창문과 구멍이 뚫려 있는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다. 그 중 가장 독특하고 흥미로운 곳이 「독사의 통로」다. 마추픽추 유적지를 세상에 알린 미국인 역사학자 하이람 빙엄이 이름을 지었다는 이 통로는, 작은 물체를 넣으면 빙글빙글 돌아 모두 안쪽으로 떨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 모양새가 뱀과 흡사해 이 같은 이름을 얻게 됐다.

「신성한 광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원 터와 그 뒤쪽에 위치한 왕가의 무덤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커다란 창이 세 개씩이나 나란히 뚫려 있는데 이런 양식은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진 잉카유적지 중 마추픽추에서만 볼 수 있다. 또 커다란 바위 뒤쪽에 위치한 왕가의 무덤은, 잘 다듬어진 좁은 입구와는 다르게 내부는 반원형에 가까운 꽤 큰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다른 유적지에서는 볼 수 없는 공간개념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도시의 가장 높은 지점에 설치해 놓은 해시계 인티와타나를 비롯해 태양의 문, 콘도르 신전, 계단식 경작지 등, 모퉁이마다 박혀 있는 옛 사람들의 진한 흔적은 연신 여행객의 발길을 이끈다. 무려 1만여 명이 생활하기에 충분한 공간과 경작지를 갖추고 있지만, 언제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마추픽추의 경작지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수로가 없다. 1년에 7개월은 비가오기 때문에 습한 지대라서 수로가 필요 없단다.

현재, 쿠스코는 단순한 관광지의 차원을 넘어서 페루사람들에게는 조상들이 누리던 찬란한 영화처럼 자신들도 언젠가는 잘 살 수 있다는 자긍심을 불어넣어 주는 등대의 역할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페루사람들은 쿠스코나 마추픽추 등 관광지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는 여러 군데서 읽을 수 있다.

「잃어버린 도시」마추픽추의 유적을 뒤로하고 하산하는 버스의 차창너머로 멀어져 가는 「공중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긴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이 잉카문명의 도시가 내려올 무렵에는 필자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곳 마추픽추에 올라오지 못했더라면 얼마나 후회하면서 고국으로 돌아갈 뻔 했던가? 마추픽추 관광의 감회가 남다르게 느껴온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에서 내린 일행은 역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현지식 식사를 했다. 4시 20분 열차를 타야하는데 아직 1시간의 시간여유가 있으므로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쇼핑을 원하는 사람은 기념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여행 중에는 늘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현지인도 만나고 같은 여행객들도 만나고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인생의 각각 다른 가치를 듣는 것도 여행의 아주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

대방동의 이종식 씨와 이야기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을 출발한 열차는 1시간 30분 만에 울란타이 역에 도착, 전용버스로 갈아타고 우루밤바에 있는 현지식 레스토랑에 도착,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어제는 몸이 불편하여 기록할 수 없었던 여행기록까지 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