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여행

영원히 잊지 못 할 중남미 여행(56)-쿠스코공항에서부터 시작된 고산병

달리는 말(이재남) 2014. 1. 20. 05:57

 

 

 

페루 우루밤바의 San Agustin 호텔

페루의 우루밤바

페루의 우루밤바

페루의 우루밤바

페루의 우루밤바의 올란타이역

페루 마추픽추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역

페루의 우루밤바의 올란타이 마을

페루 마추픽추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역

페루 마추픽추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역

페루 마추픽추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역

페루의 우루밤바의 아낙네들이 팔고있는 상품

 

 

쿠스코공항에서부터 시작된 고산병

 

 

쿠스코공항에 내렸을 당시에는 머리가 약간 아프고 속이 미식거리기는 했으나 견딜 만했다. 그런데 더 높은 곳에 올라와보니 숨이 약간 차고 토하려는 증세까지 나타난다. 고산병으로 힘들어하면서도 참으며 이곳에 올라올 수 있었다. 쿠스코공항에 내릴 때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구토가 나올만한 고산병에 시달리는 모습을 눈치 챈 듯 가이드 나덕형 부장은 고산병에 복용하는 약이 있으니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자기에게 주문을 하라고 했다.

필자부부는 고산적응 같은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약을 먹고 난 후, 그 후유증이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이곳 페루의 고산은 다른 지역의 고산과는 공기밀도가 달라 더욱 힘이 드는 곳이라고 나덕형 부장은 부언설명을 덧붙였다.

쿠스코로부터 더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증세는 심해졌고, 아내는 더욱 심한 증세를 보였다. 필자일행이 이틀 동안 묵을 우루밤바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아내는 팀원들에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준비해간 비닐봉지에 토하면서 견디어냈다. 우루밤바로 향하는 버스 속은 고산증과 멀미로 곯아떨어진 사람도 있었다. 안데스 산중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평지, 우루밤바의 San Agustin 호텔은 아름다운 산으로 아늑하고 포근하게 감싼다. 모두들 고산병에 시달린 하루의 피곤을 동화 속 같은 숙소에서 포근하게 달랠 수 있을까?그런데 우루밤바 San Agustin 호텔에 도착하여 휴식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서 괴롭다. 아내는 호텔에 도착, 숨쉬기가 매우 어려웠나보다. 숨고르기를 하다가 결국은 산소마스크를 잠깐 착용한 다음에야 217호실로 옮겨갈 수 있었다.

시간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살아가면서 경험한 일이지만, 삶 중에는 해를 끼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꼭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 삶뿐만 아니라 여행은 더욱 그렇다. 도움을 주었던 그 모든 사람들의 애정은 세월이 갈수록 깊이 새겨지리라.

그렇다. 여행도 삶도 결국 그런 과정이 아닐까? 그런 과정 속에서 자기만이 누리는 소박한 기쁨을 찾을 때 모든 것은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이은정양이 누룽지 숭늉을 만들어 우리가 묵고 있는 곳으로 가지고 왔다.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이 또 있을까?

그런데 애써 만들어 갖다 준 그 누룽지 숭늉을 입맛을 잃은 아내는 한 숟가락을 떴을 뿐 더 이상 먹지 못하고 침대에 눕고 말았다. 7시에 저녁식사를 한다기에 혼자 호텔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일본인 관광객과 어우러져 4인조로 구성된 악단의 생음악을 들으면서 식사를 하고 있다. 고산병 후유증 때문에 필자역시 식욕을 잃어서 따뜻한 물 한 모금만을 마시고 217호실로 돌아왔다.

 

페루관광의 하이라이트, 마추픽추

 

여행을 시작한지 이미 열사흘이 지나고, 열나흘 째로 접어들고 있으니 시간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큰 아침을 맞는다.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호텔현관에서 송호영 씨 부인을 만났다. 부인 조옥순 여사는 남편이 배탈이 나서 오늘 마추픽추 일정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을 하면서 "어제 밤에는 설사를 심하게 했다."고 전한다. 고산병은 높은 산에 갑자기 올라갔을 때 혈액 중에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 일어나는 증상으로서 두통, 어지러움, 위통, 구토증, 권태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뿐만이 아니라 장의 움직임이 둔해져 저기압과 관련돼 가스가 차게 되어 높은데서 갑자기 낮은 지대로 내려가면 산소농도가 높아지면서 설사를 하게 된단다. 이곳 우루밤바는 쿠스코의 관광지보다 해발고도가 훨씬 낮은 2,280m에 위치한 곳이므로 산소농도가 높아져 그분은 설사를 했나보다.

그러나 필자부부의 컨디션은 어제보다 좋아지긴 했다. 그런데 어제 밤 아내는 고통스러워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나보다. 이곳 San Agustin 호텔은 내일 오전에 떠나면 되니까 하루를 이 호텔 안에서 쉴 수도 있어, 오늘은 마추픽추의 일정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아내에게 권했다.

그러나 아내는?우리가 두고두고 후회할 수도 있으니 괴롭더라도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떠나자?고 단호하게 말한다. 페루의 관광하면 마추픽추가 아니던가? 아내의 말마따나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하겠기에 간단한 짐을 챙겨 8시에 전용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울란타이 탐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도로변의 성터에 도착하니, 석벽과 성문이 있고 주변의 산에는 많은 유적들이 보인다. 마을 뒷산에는 다단계로 석축을 쌓아 만든 밭이 있으며 몇 군데 거석이 눈에 뜨이는 신전 터가 있다.

잉카제국의 장군, 울란타이 탐보가 건설한 울란타이 마을을 잠시 둘러본 우리는 울란타이 탐보 역에서 마추픽추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는 2명씩 마주 앉을 수 있도록 돼있는 좌석이 필자일행을 맞이하고 있다. 잉카 최후의 왕국,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바라본 풍경은 참으로 정겹고 변화무쌍하다.

필자일행의 숫자는 인솔자와 가이드를 합해 모두 21명이다. 우리가 탄 열차 칸은 22번 좌석까지 있었는데, 필자의 좌석이 21번이고 그 옆에 외국인 여성이 앉았다. 말을 걸어봤더니 다행히 영어를 사용하는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서 온 관광객이다. 한 달 동안의 칠레여행을 마치고 이곳 페루에 온지는 10일이 지났지만 앞으로 이곳 페루에서는 얼마동안 더 여행을 하게 될지 모르겠단다.

필자는 이곳 페루에서 7일간의 그룹여행을 하게 된다고 했더니 너무 짧은 기간이라고 하면서 좋은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그녀홀로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차는 적당히 흔들리면서 기분 좋게 달린다. 마을과 산에는 커다란 용설란이 자생하고 있었으며 우루밤바 강의 회색강물은 바위에 부딪혀 흰 거품을 날리면서 급하게 흐르고 있었다. 시원한 개울이 흘러내리는 안데스 산의 경치를 구경하고 담소를 나누면서 달렸다.

나부장의 설명에 의하면 「잉카 트레일」이란 옛날의 파발꾼 「차스키」가 달리던 잉카의 길을 따라 3박 4일 정도 캠핑을 하면서 걸어간 후, 마지막 날 새벽 마추픽추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보며 유적지로 들어서는 투어를 말한다. 배낭여행으로 마추픽추를 오르는 모든 사람들이 거의 거쳐 가는 길이라고 했다.

안데스산맥의 험준한 산과 열대우림을 연상케 하는 무성한 숲, 아마존을 향해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까지, 수시로 변하는 풍광 탓일까? 1시간 30분을 달려 더 이상 철마가 달릴 수 없는 종착지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의 아담한 광장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은 타임머신을 타고 잉카제국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뉴질랜드 젊은 여성은 열차가 이 종착역에 도착하자 홀연히 자리를 떠난다. 스페인 말로 아구아스는 물, 칼리엔테스는 뜨겁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라는 고장이름 그대로 이곳에는 온천이 있다. 마추픽추로 올라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역에서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버스는 사람이 차면 출발한다. 타고 약 30분간 험한 하이람 빙검로의 산악 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그리고 뱅글 뱅글 돌고 돌면서 산행한끝에 잉카의 공중도시 마추픽추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