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휴가

18.연꽃으로 가득한 궁남지

달리는 말(이재남) 2020. 9. 22. 12:06

연꽃으로 가득한 궁남지  

기상이 넘치는 자세로 말을 탄 계백장군 동상이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부여군청 앞 사거리를 지나니 오른쪽으로 궁남지 이정표를 따라 500m쯤 들어간 궁남지 주차장에서 내린다. 이 궁남지는 서동요설화로 잘 알려진 백제 무왕35(634)에 만들어졌으며 연못을 둘러싸고 5만여 평에 달하는 주변이 온통 연꽃 밭이다  

궁남지의 약도

부여의 궁남지    

 

아울러 연못 한 가운데에 떠 있는 아담한 포룡정이라는 정자와 연못 가장자리 곳곳에 초가지붕의 파라솔과 아담한 벤치가 놓인 모습이 그림 같아 부여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높다. 7월 하순인 지금은 백련, 홍련, 수련, 가시연 등 다양한 연꽃이 피어나 한 곳에서 꽃을 비교해가며 엿볼 수 있다.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경주의 안압지가 통일신라 궁궐건축의 당당함을 보여준다면 궁남지의 차분한 아름다움은 백제의 단아한 옛 멋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이라 하여 사가의 작은 정원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궁궐의 남쪽이라는 뜻의 궁남지는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는 주변을 따라 산책하기에 몹시 좋다. 신선이 노니는 산을 형상화하였다는 연못 중심의 작은 산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어울려 이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와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유명한 백제 무왕의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 사비성의 이궁지로도 추측되는 궁남지는 넓은 주변으로 연꽃을 종류별로 재배하는 공원이 조성되어 지금처럼 여름철 연꽃이 필 때면 더욱 아름답다. 백제 연못 궁남지가 연꽃으로 둘러싸여 아름답고 고운 빛깔의 물이 든 연꽃이 활짝 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의 궁남지와 연꽃

부여 궁남지의 연꽃 

백제의 예술혼이 담긴 귀한 여름손님 부여 궁남지 연꽃은 매년 여름 가슴이 벅차오른다. 천년을 견딘 강인한 씨앗들이 쉼 없이 연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해가 힘을 뽐내는 여름 군자의 풍모를 닮은 연꽃은 하얀 듯 붉고 붉은 듯 하얀 옷을 입고 태어난다.그리고는 천년의 기품과 고귀한 자태를 선보이고 솜털처럼 가볍게 궁남지를 떠난다. 스치는 바람이 찾아올 때라야 비로소 연꽃에게 말을 걸어보는 수양버들은 백제 무왕 서동과 선화공주의 뜨거운 사랑으로 휘늘어지고 연꽃잎은 수줍은 듯 고개를 떨구며 가을빛으로 물든다. 커다란 꽃봉오리와 그보다 더 큰 연잎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이 쉴 틈이 없이 바쁘다

부여 궁남지의 부용정

각양각색으로 색깔이 너무 예쁜 것 같고 종류도 너무 많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물 양귀비꽃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그 속에서 엄지공주도, 심청이도 나올 것 같다. 은은한 연꽃 향기에 취해서일까? 소년시절의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색깔도 여러 가지 있고 작은 꽃, 큰 꽃 여러 가지가 있다. 너무너무 좋아서 그런지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서동요설화의 비밀을 간직하려는 듯, 천만 송이 연꽃이 궁남지를 뒤덮었다.감미롭게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연못을 돌다가 연못을 가로지르는 예쁜 구름다리를 건너 무왕의 탄생설화를 담은 포룡정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매년 여름 충남부여 궁남지에서 열리는 부여서동·연꽃축제도 유명하다. 이 축제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러브 스토리가 연꽃과 어우러져 있다. 한여름인 7~8월 물속에서 피는 가시연꽃은 화려한 자색의 꽃과 함께 둥근 방패 모양의 잎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가 생겨난다. 본래 연꽃은 청초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화려하고 예리한 모습의 가시연꽃은 연꽃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가시 속에 핀 자줏빛 연꽃은 신비스러울 만큼 아름답다고 느꼈다 

부여의 정림사지  

너무나 아름다운 연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너른 이곳저곳을 거닐면서 이미 꽃이 지고 그곳에 맺어진 연꽃열매를 따서 먹어보기도 하면서 걷고 또 걸었다. 이제 이곳을 떠나야할 시간이다. 승용차를 타고 궁남지를 떠나온다. 부여의 정림사지 유적지를 지나쳐 또 한참을 달렸다. 휘발유 값이 싸다고 느껴지는 주유소에서 승용차에 급유를 하고 필자의 카드로 결제한다. 논산을 지나고 또 강경을 지날 때 이미 어둠이 우리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할 때쯤인 740분쯤에 익산에 도착하여 섬마을 바지락칼국수음식점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간다.

바지락칼국수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처제의 집으로 들어갔는데, 9시 반쯤이 됐다. 공주 공산성을 걷고, 부여의 부소산주변을 오르내리느라 땀에 옷이 흠뻑 젖었다. 이 옷들은 처제가 세탁을 하는 동안 샤워를 하고 오늘의 여행이야기를 기록했더니 11시를 넘기고 있다. 내일의 일정을 위한 취침은 건강을 위한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