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잊지 못 할 중남미 여행(14)-쿠바를 먹여살리는 미국의 대문호 헤밍웨이
-쿠바 아바나의 헤밍웨이 동상-
-쿠바 아바나의 해변-
쿠바의 관광수입을 올려주고 있는 미국의 대문호 헤밍웨이
우리가 타고 간 전용버스는 아바나시내를 통과 약 30분을 달려 『헤밍웨이 박물관』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에 차창 밖으로 비친 고즈넉한 아바나 교외의 풍경은 그 어느 곳보다도 평화로워 보인다. 쿠바가 그렇게도 비난해마지 않는 미국, 그 미국의 대문호 헤밍웨이가 쿠바의 관광수입을 올려주고 있다. 미국이 쿠바를 탐낸 이유 중에는 헤밍웨이의 족적을 미국이 보유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어라』가 아바나에서 집필되었고 아바나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고히마르 마을은 『노인과 바다』의 무대다. 헤밍웨이가 거주했던 곳을 박물관으로 꾸민 헤밍웨이 박물관은 헤밍웨이가 집필했던 서재와 그가 사용한 낚시도구, 사냥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헤밍웨이와 함께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낸 그레고리오 후안데스(97세)씨는 "헤밍웨이는 친절하며 인간적인 사람이었다."고 회상한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집필했다는 2층 서재에선 사실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묘한 매력을 발산시키는 아바나 시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헤밍웨이는 그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마음속의 바다를 보았을 것이다. 헤밍웨이가 낚시할 때 사용했다는 요트와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어라』를 집필했다는 서재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관리인이 보고 있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코지마 마을의 라 테레자 레스토랑은 헤밍웨이가 생존시 자주 찾았던 곳으로 벽마다 헤밍웨이의 사진이 걸려있다. 항상 점심시간이 되면 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그레고리오 후안데스씨, 그가 바로 『노인과 바다』의 실제주인공이다.
헤밍웨이 박물(기념)관에서 나온 일행은 헤밍웨이가 자주 찾았다는 플로리다 거리의 라 테레자 카페를 찾아가 전시해놓은 헤밍웨이의 사진들을 구경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나왔다. 그러나 헤밍웨이가 극찬했던 아바나 해변의 정취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초라한 시골 포구의 궁색한 정경만이 필자의 눈에 들어올 뿐이다. 미국이 쿠바의 북쪽에 서 별 짓을 다해도 아직도 쿠바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다. 쿠바는 카리브 바다에서 가장 크면서 상업화가 덜 된 섬이며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공산주의 국가 중 한 나라다.
혁명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것이 장미 빛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으로 탈출하는 수많은 쿠바인들이 계속해서 있을 정도로 쿠바의 정치적인 고립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인가? 자못 그들의 장래가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나그네들에게 쿠바사람들은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준다. 심지어는 이러한 봉쇄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인마저 따뜻하게 환영한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다는 해변 마을을 떠나 아바나 구시가지에 있는 쿠바식 음식점으로 안내됐는데 분위기가 꽤나 좋아 보인다.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고풍스런 카페와 식당, 고서적이 즐비하게 깔린 서적 가판대, 사탕수수와 함께 이곳의 특산물이 시가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큼직한 시가를 입에 물고 마녀 복장으로 카드로 점을 치는 점쟁이 노파도 눈에 뜨인다.
쿠바사람들의 식단은 크게 밥, 고기 그리고 야채로 나눈다.
음식점은 방이나 홀이 아니고 정원에 둥그런 모양의 탁자를 놓고서 그곳에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쿠바의 전통복장의 악사 5명이 부르는 구성진 생음악과 우리의 가락 아리랑 연주를 감회 깊게 들으면서 쿠바전통식 생선 요리로 점심식사를 풍부하고 맛있게 들었다. 정원에는 공작새가 그 아름다운 깃을 펴고 자태를 뽐내고 있어 한껏 분위기를 돋운다. 그런데 쿠바사람들의 식단은 크게 밥, 고기 그리고 야채로 나눈다. 밥은 흰밥, 노란 밥, 콩밥, 콩 스프를 밥에 끼얹어 먹기도 한다.
콩 스프란 콩을 푹 삶으면서 이런저런 야채 또는 고기를 넣어 양념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콩그리라고 하는 콩밥은 우리식으로 보자면 팥밥정도로 정말 맛있다. 고기는 돼지고기 또는 닭고기를 튀긴다. 쿠바사람들은 생각보다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생선은 주로 수출하는 모양이다.
쿠바의 음식은 스페인과 아프리카의 요리방법이 혼합되어 쿠바에서 재배되는 재료를 사용하여 만드는데, 대표적인 쿠바 음식에는 검은 콩과 쌀로 만든 모로스이 크리스띠아노스, 닭고기와 쌀로 만든 아로스 콘 뽀이요, 잘게 저민 소고기와 쌀로 만든 빠카띠이요, 바나나를 튀겨 만든 프라타노, 돼지고기 뼈를 숯불구이 한 츄레이타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콩과 바나나로 만든 수프를 자주 먹는다. 쿠바의 음식문화는 농산물의 단순함 만큼이나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정말 가지 수 적고 매일 매일 똑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먹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