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383.들길에 서서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5. 16:03




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나고 살 듯
내 머리 위에서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믄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