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367.깔깔거리는 꽃밭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5. 15:27

 



깔깔거리는 꽃밭


꽃도 암놈이 있고 수놈이 있어?
노랗게 개나리 핀 봄날
동생이 물었다


나는 동생을 데리고
살금살금 학교로 갔다
꽃밭으로 갔다


잘 봐. 내가 오줌을 누면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이는
꽃은 암놈이야


그럼 수놈은?
너처럼 깔깔거리는
꽃이야


ㅡ 글, 김륭 /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