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5. 10:02
복숭아를 솎으며
열매를 솎아 보면 알지 버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 처음엔 열매를 많이 다는 것이 그저 좋은 것인 줄 알고 아니, 그 주렁주렁 열린 열매 아까워 제대로 솎지 못했다네 한 해 실농(失農)하고서야 솎는 일이 버리는 일이 아니라 과정이란 걸 알았네 삶도, 사랑도 첫 마음 잘 솎아야 좋은 열매 얻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네 나무는 제 살점 떼어 내는 일이니 아파하겠지만 굵게 잘 자라라고 부모님 같은 손길로 열매를 솎는 5월 아침 세상살이 내 마음 솎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알았네
글, 배한봉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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