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284.♧임도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5. 08:00

                                ♧임도


임도


봄날 기우는 해가
따가우면 얼마나 따갑겠느냐
해를 정면으로 받으며 걷는 길
산불이 나면
불은 이쯤에서 끊기리
봄꽃이 나면
꽃은 이쯤에서 끊기리
해는 기울건만
나이는 기울건만
산불 나는 이름이여
봄꽃 나는 마음이여
그 마음 끊기지 않아
숲과 숲 사이에 난 길 임도
갈 데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해 기우는 봄날

글, 詩人 동길산 님 / 임도를 걷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