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09:27

 



우산 - 도종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가는 길 위에 비가 내리나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 속에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