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62.이 순간이 감사하다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07:28
이 순간이 감사하다 |
아침 식사를 하고 세면장에서 씻던 중 갑자기 감사가 봇물 쏟아지듯 넘쳐난다. 양치질을 하는데 아직도 튼튼한 이가 남아있어, 먹고 싶은 고기를 마음껏 씹을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이 어찌나 감사한지...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하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 감사하고, 숨을 쉴 수 있는 코가 있어 감사하고, 밥도 먹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입이 있어 감사하다. 무엇이나 만질 수 있는 손이 있어 감사하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발이 있어 감사하고, 앉고 설수 있는 관절이 있어 감사하고, 먹은 것 절로 소화되니 감사하고, 얼마 후에 시원하게 볼일까지 볼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감사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렇게 선한 것에 관심을 갖는 감사의 마음이 자꾸 생겨나니 나야 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감사의 사람이 아닌가. - 소천 - |